조금 다르게 본, 푸르스름한 낙원의 밤 (약스포)
제주도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?
공항을 나서는 순간 예고 없이 덥쳐 오는 후덥지근한 남국의 공기,
새파란 하늘과 따가운 햇살, 눈이 시리게 보석처럼 반짝이는 초록 바다.
우연히 올려다 본 밤 하늘에 숨막히게 흩 뿌려진 굽이치는 별의 물결.
그런데, 이 영화 에서 제주도 풍경은 좀 이상해요.
내내 비가 오고 흐리거나, 맑은 날인데도 푸르스름한 막을 통해 보는 듯합니다.
마치 해가 뜨기 전 아주 이른 새벽이나, 해가 진 후의 짙은 어둠 직전 같습니다.
어느 쪽일까요?
사랑하는 이를 잃어본 사람은 아마도 알 겁니다.
가슴 한 곳이 너무 아프다는 재연, 초점 잃은 공허한 눈을 한 태구의 마음…